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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포스텍 SF 어워드 심사평
  • 글쓴이 관리자
  • 작성일 2024-02-06 15:02:42
  • 조회수 1810

(심사위원 이름순)



김희선 심사위원



  소설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저자의 의도를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지만, 예심작들을 읽으며 저자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공계 대학생과 대학원생만을 대상으로 하는 SF공모전이기에 그랬던 걸지도 모른다. 실제로 예심에서 읽은 작품들엔 눈에 띄는 특징이 있었다. 과학기술의 사회적인 면, 그리고 과학자의 윤리를 중요하게 다루는 글의 비중이 컸기 때문이다. 작품들의 과학적 상상력과 독창적 시선은 확실히 돋보였지만, 문학적으로 좀 더 정제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떨치긴 힘들었다.

  본심에 오른 일곱 편의 단편 중 <선화의 유전자>, <도시 바깥에서는 껌의 향이 난다>, <영도>, <BLESS>가 심도 있는 논의의 대상이 되었다. <선화의 유전자>는 독특한 발상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며 연구 윤리에 대해 말하는 작품이었다. 그러나 소설적 상황으로 풀어가야 할 부분을 설명으로 일관한 것에서 작가의 미흡함이 드러났다. <영도>는 내용과 구성, 문장 모두 매끄럽게 잘 다듬어진 소설이었다. 다만 어디서 본 듯한 익숙함이 과하여, 작품으로의 몰입을 방해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흥미로운 전개가 돋보이는 <BLESS> 역시 비슷한 문제를 지적당하였다. <도시 바깥에서는 껌의 향이 난다>는 다른 본심작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지점을 가졌다. 식물을 소재로 선택한 것은 신선하고 독창적인 발상으로 이어졌고, 군더더기 없이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가면서도 사회 문제를 들여다보는 예리한 시선까지 갖췄으니, 이 작품을 대상으로 선정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이외에, 초고령사회와 노인 문제를 SF로 담담하게 말한 <산책> 또한 놓치기 아까운 작품이었고, 추천작으로 선정하였음을 밝혀둔다.

  미니픽션은 <자연 선택>1, <게헨나>1, 단 두 세트만 본심에 진출했다. 응모된 작품의 수준도 단편 부문에 미치지 못하였다. 아무래도 짧은 분량에 이야기를 담아내려다 보니 완성도를 높이기 힘들었던 듯싶다. <자연 선택>1편은 이야기의 구조를 갖추고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다듬어지지 않은 미숙함이 눈에 띄었다. <게헨나>1편은 재미난 상상력과 깔끔한 문장이 돋보였지만, 미니픽션도 결국 하나의 이야기라는 사실을 놓친 듯했다. 논의 끝에 대상 없이 두 작품 모두 가작으로 선정하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

  수상을 축하드리며, 앞으로 더 많이 읽고 쓰고 상상하여 더 좋은 작품을 쓰시기를 기대해본다. 특별히, 작품을 응모해주신 모든 이공계 대학생, 대학원생 분들에게 감사를 보낸다. 여러분의 상상이 바꿀 미래가 눈에 보일 듯 선명하기 때문이다.





이지용 심사위원


 

이번 공모에 올라온 작품들을 보면서 포스텍 SF 어워드의 정체성과 가능성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이공계열특성화 대학에서 공모하는 이공계열 전공 대학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SF 소설 대회라는 특수성을 심사 기준에 포함시키면서 작품을 읽어내는 동안 새롭게 경험할 수 있는 지점들이 있어 흥미로운 작업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심사에서 크게 세 가지의 기준을 가지고 작품의 수상 여부를 결정하려고 했다.

첫 번째는 소설(小說) 그 중에서도 단편소설(短篇小說)이라는 형식적 완성도를 갖추었는가에 대한 부분이다. 소설은 형식을 통해서 구현되는 이야기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고, 단편소설은 그 중에서도 형식적인 완결성이 가지고 있는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그러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작품들이 이야기의 완결성을 갖추고 하나의 형식을 만족하고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판단하였다. 이 부분에서는 사실 상당 수의 작품들이 단편소설 내에 담을 수 없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었기에 완결성을 획득하지 못하는 모습들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에 비해 예심을 통과해 본심과 최종 수상까지 이른 작품들의 경우에는 이러한 형식들은 기본적으로 충족한 작품이었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SF(Science Fiction)라는 장르적 방법론에 충실했는가에 대한 것이었다. SF를 정의하는 다양한 방법론들이 있지만 중요한 부분은 과학으로 인해서 변화된 세계의 모습들을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과학기술 자체에 대한 정보의 전달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 인해 세계의 어떤 부분들이 바뀌는지를 사고실험(thought experiment)하고 그것을 다양한 모습으로 제시할 수 있는 이야기여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과학적인 정보를 가지고 아이디어에 그쳤을 뿐, 이야기 내에서 그것에 대한 활용이나 이야기에 미치는 영향력들이 희미한 작품들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현대 사회의 모든 영역들이 근대 과학기술의 산물들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다고 할지라도, SF 공모전이라는 장르적 특성을 고려하면 장르에서 주로 사용해 왔던 코드, 혹은 관습이라고 불리는 것들이 명확하게 구현된 작품들이 좀 더 의미있다고 판단했다.

세 번째는 이공계열 전공생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공모전의 특수성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고려한 부분은 과학기술에 대한 전문성인데, 그것은 기술적 정합성을 엄밀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과학이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들에 대해서 얼마나 다양하게 사고실험했는가에 대한 부분들이었다. SF가 과학기술 정보에 대한 전달을 위한 에듀테인먼트 콘텐츠가 아니라 그것에 대한 가능성과 영향력을 이야기로 상상하는 장르라는 사실을 감안했을 때, 이공계열 전공을 가진 작가들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은 과학에 대한 정보 그 자체에서 그치지 않고 이를 통해 변화하게 될 세계에 대한 상상의 구체성과 논리성에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이러한 지점들이 명확하게 개성으로 발휘된 작품들을 높게 평가하였다.

이와 같은 기준을 가지고 예심에 올라온 작품들을 먼저 선별했고, 본심을 통해 최종심을 진행하면서도 여러 심사위원 분들과 기준들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였다. 그 과정에서 단편소설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도시 바깥에는 껌의 향이 난다>는 개인적으로 제시했던 세 가지의 기준을 모두 만족했을 뿐 아니라, 심사위원분들의 각자의 기준에도 부합하는 지점들이 많아 만장일치로 대상작으로 선정되었다. 특히 경이롭고 환상적인, 하지만 어딘가 불안해 보이는 세계를 개성적으로 그리는 정보들이 과학적인 근거들에 기인하면서도 다채로운 상상력으로 재구성된 것이 흥미로웠다. 이야기의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상상력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흥미롭게 이어나가면서도, 기존의 기술만능주의적이거나 혹은 인간중심적인 사고방식으로 세계의 문제를 설정하고 해결하려는 태도 역시 벗어나고 있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게다가 이러한 인식의 전환을 이야기로 구성하는 것은 동시대적인 담론에도 잇대고 있는 지점이 있어, 미래를 지향하는데 있어 동시대적인 담론들에 반응해야 하는 SF의 특성 역시 잘 살아있다고 느껴졌다. 다만, 이야기의 세계관이 단편소설 내에 담기에는 다소 아쉬운 면이 있어 이후에 이 세계들이 좀 더 확장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았다. 작가가 계속해서 이야기의 세계들을 확장해 나가면서 더 많은 부분들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단편소설 부문의 가작으로 뽑힌 <영도>SF라는 장르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났던 소재와 이야기들을 능숙하게 풀어낸 것이 인상적이었다. 광속 통신이 가능한 시대와 같은 이야기는 그동안 수없이 SF에서 이야기 되어왔던 부분인데, 그것을 무리없이 잘 녹여내면서도 현대적인 맥락들을 접붙였다는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광속통신이라는 대단한 기술이 있고, 시대 역시 천 년 뒤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음에도 주변 사람들의 인식과 행동양식, 그에 따라 사건 및 사고에 대해서 반응하는 양태들까지도 우리가 흔히 보아왔던 20세기부터의 SF 소설의 그것과 비슷하게 구현되고 있어 아쉬움이 남았다. 천 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그에 걸맞는 신기술이 도입된 세계의 사람들은 지금과 무엇이 달라졌을까 하는 고민들이 구체적으로 구현되거나 시대적 설정의 변화를 통해 이러한 지점들을 해결할 수 있다면 작품의 완성도가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상작에는 들지 못했지만 개인적으로 <BLESS>와 같은 작품들이 너무 좋게 느껴졌다. 사건에서 문제시되는 부분들이 다소 구체화되지 못하고 느슨한 상태로 제시되며, 결말부에서 너무 급작스럽게 사건을 수습한다는 느낌이 있지만 몇몇 유명한 SF 작품들이 생각날 정도로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로서의 읽은 재미는 훌륭한 작품이었다고 할 수 있다. 앞서 공모전이기 때문에 다양한 기준들과 그에 부합하는 의미들로 작품을 판단한다고 이야기 했지만 SF 소설은 기본적으로 대중문학에 속하는 장르이고, 그러기 때문에 이야기를 읽으면서 느껴지는 흡인력과 재미요소를 무시할 순 없다. <BLESS>는 그러한 요소들을 훌륭하게 구현한, 작가의 필력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여러 독자들을 더 만나보았으면 하는 작품이기도 했다.

 

미니픽션 부문에서는 심사의 기준을 세우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짧은 글을 쓴다는 것은 물리적인 문자의 양이 줄어들기 때문에 부담이 없어 보이지만 픽션이라는 이야기 형식을 제안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이야기로서의 구조의 완결성을 지향할 수 밖에 없다. 특히 SF는 새로운 세계들을 상상하고, 그것을 독자들에게 납득시키면서 이야기를 전개해야 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이를 설명하는 지점들이 발생하고 여기에서 물리적 분량들을 잡아먹기 마련이다. 하지만 미니픽션은 이러한 지점들을 최대한 압축하고 이야기를 구성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기술적인 역량으로 보았을 때 아마도 단편소설보다 더 치밀한 능력을 요하는 것이 미니픽션이라고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기술적인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하면, 한 편의 완성된 이야기가 아니라 아이디어의 메모, 혹은 인상에 대한 기술에 그치고 만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올해의 공모에서는 미니픽션에서의 대상을 선정하지 못하고 가작만 두 편을 선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들 작품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최대한 이야기적 형식으로 엮어내려는 시도를 보여주었다. 특히 <자연선택>과 <카산드라>의 경우 다양한 정보들을 토대로 특정한 상황과 그에 대한 결과들을 보여주려는 형식에 맞는 시도들이 잘 이어졌다. 다만, 짧은 이야기에 너무 많은 정보들과 이야기를 넣다보니 그에 대한 구체성들을 획득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게헨나>와 <지능의 발명> 같은 경우엔 과학적 상황들과 그에 대한 사고실험들을 수행한 것이 특징적이었지만 역시 형식적인 완성도를 가져가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 작품들이었다. 네 작품다 조금 더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단편소설로 구성했어도 될만한 이야기들이었다고 보인다. 하지만 다양한 정보들을 통해 상황을 설정하고, 그것들을 이야기로 구성하려는 시도들을 보여준 것은 충분히 의미있는 일이었다고 할 수 있다.

 

공모전이라는 특성상 기준을 나름대로 세우고, 그에 부합하는 작품들로 의미를 한정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좀 더 다양한 작품들의 가치와 가능성들에 모두 반응하지 못한 것은 언제나 아쉬움이 남는다. 소설이라는 이야기 형식, 혹은 SF라는 장르의 형식에 부합하는 작품들이 많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본심에 올라온 작품들부터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다양한 경험들을 하게 해 준 고마운 작품들 뿐이었다. 이번에 수상하지 못한 작품들이 이후에 좀 더 다양한 시도들을 통해서 더 많은 기회들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공모전에 응모해 주신 모든 작가님들의 수고에 감사드리고, 이후로도 자신의 전문성과 그것을 세상에 다양하게 전달하기 위한 방법론으로서의 소설 쓰기에 대한 관심을 포기하지 않고 이어주시길 부탁드린다.





해도연 심사위원



단편소설

단편소설 부문 대상 <도시 바깥에서는 껌의 향이 난다>는 심사작 중 가장 신선하면서도 다음 전개를 기대하며 읽게 되는 작품이었고, 심사위원 모두가 가장 먼저 고른 작품이다. 사회의 구조적 차별과 부당한 의무, 그리고 이에 대한 사람들의 서로 다른 태도와 대응을 인간과 식물의 결합이라는 흔치 않은 방법으로 풀어내며 결말을 쉬이 예상치 못하게 했다. 전개가 다소 급박하고 매끄럽지 않다는 단점은 있었지만 이야기의 재미를 해칠 정도는 아니었다.

가작 <영도>는 상대성 이론의 쌍둥이 역설을 통해 세대의 교차와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따뜻하고 아련한 시선으로 그려내 인상적이었다.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독자의 감정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했다. 또한 심사작 중 서사의 완성도가 가장 높았고 문장과 전개도 매끄러웠다.

추천작 는 빠르게 즐길 수 있는 단편소설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는 작품이었다. 처음에는 조금 편의적인 전개가 단점인 듯했지만 마지막에 그 이유가 밝혀지는 순간의 쾌감이 있었다. 다만 SF에 친숙한 독자라면 이미 클래식이 되어버린 어떤 작품의 설정을 떠올릴 수밖에 없기에 당선작에 올리지는 못했다.


미니픽션

이야기는 짧게 쓰는 것이 더 어렵다. 200자 원고지 20매 내외의 분량인 미니픽션 혹은 엽편은 보기와는 다르게 완성도 있게 쓰기가 쉽지 않은 형식이다. 소설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요소들만 채워 넣어도 주어진 분량을 훌쩍 넘어버리기 십상이기 때문에 미니픽션이야말로 작가에게 많은 창작의 기술이 요구된다. 이번 미니픽션 심사작에는 하나의 소설이라기보다는 시놉시스나 아이디어 노트에 가까운 작품들이 많아 아쉬웠다는 게 솔직한 감상이다. 가능성은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기에 대상과 가작을 한 편씩 선정하는 대신 가작을 두 편 선정했다.

미니픽션 부문 가작으로는 <자연 선택>과 <카산드라>, 그리고 <게헨나>와 <지능의 발명>을 선정했다. <자연 선택>과 <카산드라>는 소설로서의 서사를 주어진 분량 내에 잘 축약하면서 부족하지도 과하지도 않은 사건을 통해 짧은 분량임에도 기억에 남는 이야기를 잘 담아냈다. 다만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새로운 개념과 거기서 발생하는 규칙과 법칙이 구체적으로 전달되지 못한 부분은 아쉬웠다. <게헨나>와 <지능의 발명>은 신선한 발상과 흥미로운 설정이 눈길을 끌었다. 이야기 자체는 도입과 결말까지 잘 구성되어 있었지만, 미니픽션 분량에 담을 수 있는 서사는 아니었다. 그래서 상황과 인물의 상호작용보다는 일방적인 설명이 많았고, 결과적으로 소설이라기보다는 작품을 본격적으로 집필하기 전에 작성하는 시놉시스에 머무른 느낌이다.


총평

처음 SF를 쓰는 작가들의 작품을 보면 아무래도 최근 화제가 된 과학기술 트렌드를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공지능과 메타버스를 주요 소재로 한 작품들이 조금 지나칠 만큼 자주 보였다. 하지만 이번에 검토했던 예심작에서는 이런 경향이 보이지 않았다. 외계인, 꿈, 유전공학, 평행우주, 식물학, 복제인간, 광학 등 완전히 새롭지는 않지만 최근의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 소재 선택이 눈에 띄었다. 이는 어쩌면 과학기술 정보를 뉴스나 교양서처럼 한 차례 필터링된 매체가 아닌 전공서나 논문과 같은 1차 자료로 직접 접하는 이공계 학생들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만큼 소재의 활용과 이야기의 전개그리고 주제에서는 조금 식상한 면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공계 전공자가 가질 수 있는 과학기술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와 이해를 바탕으로 하면서 문학과 사회가 변해가는 방향도 함께 공부하며 반영해 본다면 더 좋은 작품들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심사작 전체를 보았을 때 작가가 구상한 이야기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다. SF에서는 새로운 개념이 등장하고 거기서 파생되는 다양한 법칙과 규칙을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담아내기 위해서는 비슷한 서사의 다른 장르보다 더 많은 분량이 필요할 때가 많다. 원고지 90매 혹은 25매는 첫 작품을 쓰는 작가들의 넘치는 상상력을 담아내기에는 조금 부족한 분량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주어진 분량 안에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 역시 작가의 역량이다. 그리고 작가의 역량은 읽고 쓸수록 늘어난다. 이번 심사를 통해 응모자 분들의 가능성은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대상, 가작, 추천작 가리지 않고 아쉬웠던 부분을 함께 언급한 것이 바로 그 때문이다. 수상자 분들은 물론이거니와 아쉽게 수상하지 못한 분들도 여기서 멈추지 말고 더 많은 작품을 접하고 더 많은 작품을 계속해서 창작하시기를 바란다. 언젠가 더 놀라운 작품으로 돌아올 날을 기다리고 있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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