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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학기 <독서후담> 당선작 - <나는 어떻게 성형미인이 되었나> 서평
  • 글쓴이 관리자
  • 작성일 2023-08-17 11:12:02
  • 조회수 509

오늘도 누군가는 수술실에 들어간다

<나는 어떻게 성형미인이 되었나> 서평


 최건우(생명과학과)

 


  외모는 단순히 누군가의 겉모습이지만, 첫인상부터 일생을 살아가는 동안의 모든 관계에 영향을 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어떤 나라가 그렇지 않겠느냐만, 대한민국에서 외모의 중요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어린 학생들부터 눈을 가지기 위해 쌍꺼풀 수술을 고민하며, 예쁨과 그렇지 못함에 대한 논쟁, 자기관리 외모에 관련된 이야기는 전연령, 시대에 걸쳐 끊이지 않고 언급된다. 누군가는 외모에 결점이 있다는 것은 문제처럼 여겨지며, SNS 상에 있는 완벽해 보이는 유명인들의 사진을 보며 스스로 자존감을 깎아내리기도 한다.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은 대한민국의 성형수술, 정확히는 미용수술 수준을 전세계에서 제일가는 수준으로 만들었다. 과학기술학 연구자인 저자 임소연은 전반에서 일어나는 사회적 맥락, 기술의 개요, 과정, 예뻐짐과 같은 것의 이면을 보기 위해 강남 청담동의 성형외과에서 코디로 일하며 이야기를 나는 어떻게 성형미인이 되었나 통해 풀어낸다. 과학기술학, 특히 몸과 기술의 관계에 있어 미용수술은 흔히 접하는 주제이다. 사회적 맥락은 여성이 오직 예쁜 얼굴을 가졌을 여성성이 부여되게 만들고, 이에 따라 예뻐지기 위해, ‘자아 찾기 위해서 여성들은 아름다움에 집착하게 되어 성형수술을 찾는다는 것이다. 일종의 페미니즘적 논의는 외모를 위해 여성들이 성형수술을 택하게 되는지 설명한다. 하지만 기존 연구자들의 연구는 지점에 멈추어 있었다. 저자는 실제로 성형외과에서 일하고, 성형수술을 받고,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지내며 예뻐지기 위한 수많은 사람들의 과정을 바라본다.

 

  예쁘다는 것은 무엇인가? 단순하지만 정확하게 묘사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눈이나 오똑한 , 갸름한 턱과 같은 예시를 들어 답변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는 예쁜 얼굴을 구성할 있는 요소에 불과하다. 만약 이들이 예쁜 얼굴을 구성하는 절대적인 요소라면, 성형을 통해 눈의 크기를 키우고, 콧대를 높이며 턱을 깎으면 누구든 아름다워질 있다는 말이 된다. 책에서 나오는 성형외과 원장은 예쁨이란 조화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얼굴 전체의 조화를 조정하는 작업을 통해 예쁨을 얻을 있게 된다는 것이다. 예쁨에 대한 이해와 함께 성형수술의 대세는 턱을 재배치하는 양악수술로 바뀌게 된다. 양악수술을 통해 미용적으로 아름다워 보이면서 기능적으로도 나은 구조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한편, 성형을 했거나 하려하는 여부와 상관없이 예뻐지고자 하는 마음은 누구나 가진 것인데, 성형수술은 숨기고, 하지 않은 것처럼 보여야 하는 치부처럼 변모했는가. 한국에 성형수술이 처음 들어왔을 , 성형수술은 아름다움을 얻기 위해 택할 있는 상류층만의 권한이었다. 점차 성형이 대중화되며, 많은 사람들이 성형수술을 택하는 가운데, 보편적인 미의 기준보다도 과하게 성형을 하는 경우가 생겼다. 이른바 강남미인이라고 불리는 예시로, 눈을 지나치게 크게 만들고 턱을 너무 깎아 일반인들의 눈에 기괴해보이는 수준에 이른 것이다. 예쁨이라는 것에 절대적인 기준이 없고, 개개인이 다른 기준을 가지고 있기에, 지나친 기준은 지나친 성형수술로 이어졌다. 이렇게 성형수술이 만들어낸 비정상적인 모습’, ‘부작용등은 성형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져왔다. 심지어 객관적으로 예뻐지더라도 달라진 외모로부터 느끼는 기시감에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성형을 해서 모두가 만족하는 것도 아니다. 성형수술을 해서 맘에 드는 얼굴을 얻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 성형은 버튼을 누르면 얼굴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뼈와 살을 깎고, 외부물질을 넣는 과정이다. 살아있는 몸은 붓고, 아픔을 느끼며 수술 생각했던 장밋빛 미래는 흐릿해질 뿐이다. 성형은 전후의 결과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불편감을 견디고, 상상하던 예쁜 얼굴이 아닌 붓기가 빠지지 않은 얼굴로부터 실망하게 된다. 심지어는 붓기가 가라앉은 이후에도 말이다. 이러한 불일치-디스포리아- 성형수술 이후에 흔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성형수술의 힘듦과 시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수술대에 오른다. 그들을 수술대로 내모는 것은 단순한 아름다움의 추구, 이상에 있다. 책에서의 예시를 통해 알아보면, 저자는 가지 방식으로 스스로 여성임을, 특히 상류의 여성임을 느낀다. 하나는 자신과 비슷한 상류의 여성과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함으로부터 얻고, 다른 하나는 클럽에서 남성들로부터 예쁘다며 대우받을 여성성을 느낀다. 성형수술은 아름다움의 추구로서 둘을 모두 자극하며 스스로 개개인이 스스로 여성임을 느끼도록 만드는 요소이다. , 대상으로서 여성의 위치, 능력이 아닌 외모가 여성성을 규정하는 요소로 남아있는 현재의 사회적 맥락 안에서 구조적으로 여성들이 성형수술로 내몰리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저자는 과학기술학 연구자로서, 성형수술을 가까이에서 성형외과 코디네이터로서, 직접 성형수술을 받은 환자로서 변화하는 몸에 대해 상세히 기술한다. 덕분에 그녀의 경험과 이를 엮어낸 책은 몸을 통제하는 사회적 원인, 에서 나아가 어떻게몸이 통제되고 변화되며, 변화 이후 주변부의 반응, 태도까지 찾아볼 있는 기술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몸의 통제와 성형수술에 대한 모든 사회적 맥락이 풀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책에서도 간략하게 이야기하지만, 미용 목적의 성형수술과 시술은 더이상 여성만의 영역이 아니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와 같은 콘텐츠 기반 SNS 보면 성형 시술 광고가 남성을 목표로 하기도 하고, 성형외과 홍보 SNS 남성의 이미지가 전혀 없는 경우를 찾기 어렵다. 이처럼 남성, 심하게는 인류의 역사상 항상 사회 맥락의 최상위에 존재해온 시스젠더 이성애자 남성이 스스로의 외모를 가꾸고 아름답게 만들도록 하는 맥락은 어디에서 발생하는가? 부분은 여성이 성형수술을 택하는 이유와 전혀 다른 맥락에서 해석될 여지가 있기에 해당 분야에서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보인다.

   책을 선택하게 것은 나와 비슷한 , 그리고 다른 점을 동시에 바라볼 있음을 기대함에 있다. 생명과학을 전공하는 남성으로서 나와 글의 저자는 일정 부분 반대편에 있는 부분이 있다. 인체와 해부를 배웠고, 수술 등에도 이미 관심을 가지고 있는 , 인문학을 연구하는 저자와는 상이한 견해를 가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나는 성형외과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과 인문학자가 바라보는 시점에 대한 궁금증이 책을 선택하게 계기였다. 하지만 점차 책을 읽으며 의외의 동질감을 느끼곤 했다. 개인적인 특성일지, 혹은 요즈음의 20대가 대체로 그러할지는 모르지만, 외모에 대한 관심과 가꾸기 위한 노력이 대중화된 지금, 성형수술을 비롯해 외모가 달라진 타자를 바라보는 것은 낯설지는 않은 상황일 것이다. 책은 그들이 감내한 고통과 두려움에 대한 이야기인 동시에 달라질 용기이며 그들의 주변인을 위한 참고서정도로 가볍게 생각해도 되겠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포스트-휴먼 마주할 준비를 하는게 마땅하지 않은가?

 

  오늘도 수술실에 들어갈 누군가가 책을 통해 홀로임을 느끼지 않는다면 좋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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