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과학기술특성화 대학 토론대회 심사평 (서류심사)

2019 과학기술특성화 대학 토론대회에서는 “자동화시대의 노동력 전환에 대비하여 기본소득제도를 확대해야 한다”를 논제로 정했다. 총 30팀이 지원했으며, 기초심사를 거쳐 16팀을 선정했다. 모든 참가 학생들은 인공지능 시대에 발생할 노동력 전환과 그 사회적 영향, 그리고 기본소득제가 가져올 수 있는 이점과 문제점을 세심히 고민하고 체계적인 토론전략을 수립했다. 심사위원들은 학생들이 준비한 전략서를 살펴보며 기초심사를 통과한 16팀 중 본선에 진출할 8팀을 가려냈다. 학생들의 흥미로운 전략서를 읽어보는 시간은 개인적으로 매우 즐거운 시간이었지만 동시에 괴로운 경험이기도 했다. 학생들의 고민과 노력이 깊이 새겨진 전략서를 읽으면서 이 학생들 중 절반만을 본선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사실이 심사자에게 깊은 아쉬움을 남겨주었기 때문이다.

찬성 입장을 선택한 팀들은 자동화 시대의 양극화를 우려하며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제기했고, 이를 통해 모든 국민들에게 적절한 삶을 보장함과 동시에 국가 경제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찬성측은 기본소득 제도의 주요한 고려사항인 재원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소득세제의 각종 감면제도를 폐지하고 세금제도의 누진성을 강화하거나 인공지능세 등 신규 세목을 도입하여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자동화의 진행단계를 나누어 각 단계에 맞춰 기본소득을 점차 확대해나가자는 점진적인 방안도 제시되었다. 그리고 기본소득 제도와 현재의 사회보장제도를 비교하며 기본소득이 사회보장제도보다 더 큰 재분배효과가 있다는 견해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대 입장을 선택한 팀들은 기본소득의 실현가능성과 기본소득을 가능하게하기 위한 재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 기본소득을 위한 막대한 재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기존 사회보장은 축소될 수밖에 없으며 사회보장의 질도 저하되기 때문에 기본소득이 사회보장제도보다 더 나은 삶을 보장해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반대측은 “과연 기본소득은 필요한가?”라는 기본소득제 논쟁에서 가장 근본적인 부분도 지적하고 있다. ‘직업의 소멸’을 예측하는 비관론적 견해와는 달리, 아주 일부의 직업만이 사라질 것이며, 직업의 변화보다는 ‘직무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입장에서 기본소득보다는 재교육에 투자해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기본소득제도에 관한 논쟁은 대개 기본소득의 필요성, 기본소득의 실현가능성, 기본소득의 효과성 등을 문제 삼는다. 학생들의 전략서에 나타난 논쟁점들을 살펴보면 이번 토론대회에서는 ‘노동력 전환의 시대에 기본소득은 과연 필요한가?’ 그리고 ‘기본소득이 필요하다면 기본소득을 시행하고 유지하는 것은 가능한가?’ ‘기본소득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기본소득이 노동력 전환이 가져올 문제에 대한 실질적 해법이 될 수 있는가?’를 중심으로 열띤 토론이 진행되리라 예측된다. 즉 대회 참가자들은 기본소득제도를 둘러싼 논쟁의 핵심을 잘 짚고 있다 하겠다. 사실 이번 대회의 논제는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는 물론이고, 사회 전반에 대한 통찰과 수준 높은 사회과학적, 인문학적 지식을 요구하는 매우 어려운 논의 주제다. 아마도 현 시대의 여러 토론 주제들 중 가장 폭넓고도 깊은 지식을 요구하는 논제 중 하나일 것이다. 학생들의 주장에 적지 않은 허점이 보이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아주 짧은 준비기간이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의 주장과 논거를 구성했다는 사실은 심사위원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과학기술은 인류의 문명을 이루는 핵심적인 기둥 중 하나다. 과학기술이 갖는 사회적인 함의를 생각할 때 우리 과학기술특성화 대학 학생들이 우수한 과학기술인재이자 자신들이 수행하는 연구 및 개발의 사회적 의미를 생각해볼 줄 아는 훌륭한 시민으로 성장하는 것은 우리의 미래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데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기본소득에 대한 학생들의 입장은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있지만 찬반여부를 떠나서 모든 학생들이 사람과 인간사회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보여주었다는 점, 그리고 이웃의 삶을 바라보는 학생들의 따뜻한 마음을 확인하는 것이 심사과정에서의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는 점을 꼭 밝히고 싶다. 본선에 진출한 학생들이 펼칠 열띤 토론이 몹시 기다려진다.

대표작성 포스텍 심사위원 일동

2019 과학기술특성화 대학 토론대회  8강 진출자 대진표

    8강 1조    

      8강 2조        

8강 3조 

 8강 4조

2019 과학기술특성화 대학 토론대회 개회식 및 8강전 세부일정 시간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