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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포스텍 SF 어워드 심사평
  • 글쓴이 관리자
  • 작성일 2025-02-10 13:43:25
  • 조회수 426

(심사위원 이름순)


김희선 심사위원


 

이번에는 원고를 특히 더 기쁜 마음으로 읽었다. 작년보다 응모 편수가 훨씬 많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었거니와, 실제로 접한 응모작들의 수준도 무척 높았기 때문이다. 이공계 대학생 및 대학원생들이 SF에 대하여 가지는 관심과 조예가 이 정도로 깊구나 싶어, 심사하는 내내 즐거운 기분이었다. 심사위원 1인당 약 3~4편의 작품을 골라 본심에 올려달라는 부탁을 받았지만, 도저히 떨어뜨리기 아까워 결국 여섯 편이나 고르고 말았다. 그 여섯 편은 다음과 같다. 구역마다 각각 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독특한 행성에 대한 이야기인 <감정의 땅>, 무한한 삶 혹은 무한 그 자체에 관해 깊이있게 고찰한 <영원의 류를 위한 발라드>, 시뮬레이션 우주를 인간적으로 풀어간 <루프백>, 인간의 감정을 알아버린 AI, 라는 클리셰적 이야기를 신선하고 따뜻하게 서술한 <그 새하얀 쥐는 어디로 갔는가>, AI와 예술에 관한 흥미로운 반전 소설 <No lemon, no melon>, 한 인간을 진심으로 사랑한 개의 내면을 AI 소재로 풀어가는 <유성의 블루>. 이외에 다른 두 심사위원이 <고래낙하>, <단절>, <눈 오는 밤>, <파각: 알을 깨고 나오다>, <줄리엣 찾기>, <마마, 우리 엄마에게>, <대각선 논법>, <확률적 유령의 유언>을 본심에 추천하였다.

최근 화제가 되고있는 챗GPT라든가, 딥시크 등의 여파 덕분에 AI가 등장하는 작품이 많긴 했지만, 이공계열 전공자를 대상으로 공모한 SF소설들이서 그런지, 소재는 확실히 다양했다. 또 비슷한 소재와 주제를 다루더라도, 과학적 배경이나 상상의 범위가 더 깊고 전문적이라는 특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작품을 살필 때는 SF의 장르적 특성을 잘 살림과 동시에 문학적으로도 완성도 높은 소설을 고르고자 노력했다.

본심에 올라온 14편 중 심도있게 논의된 작품은 <줄리엣 찾기>, <영원의 류를 위한 발라드>, <마마, 우리 엄마에게>, <감정의 땅>, <확률적 유령의 유언>, <대각선 논법>이다. 이 여섯 편은 각각 독특하고 눈에 띄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줄리엣 찾기>, 응모작들 중 감정을 갖게 된 인공지능을 가장 특이하게 그린 작품이라는 평을 들었다. 도입부에 인공지능의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는 프랑켄슈타인 이야기를 넣으며 능숙하게 서사를 이끌어가는 솜씨도 돋보였다. 그러나 AI가 왜 하필 줄리엣이어야만 하는가에 대한 설득이 부족한 것이 마음에 걸렸다. 소설 전반을 견인하는 주요한 캐릭터인 만큼, 그런 점이 공감을 자아내기에 미흡했다.

<영원의 류를 위한 발라드>는 심사위원들에게 고른 칭찬을 받은 작품이다. 전체적으로 스타일리쉬했고 문장도 안정되어 있었으며, 영생을 얻게 된 인간이 지닐 법한 고뇌를 수학적 비유로 흥미롭게 풀어나가 읽는 재미도 안겨주었다. 그러나 특별한 서사라고 할 만한 부분이 적고 사변적 서술로 시종일관 전개된다는 사실이 감점의 요인이 되었다.

<마마, 우리 엄마에게>는 무척 패기 넘치는 소설이라는 인상을 주었다. ‘디스토피아적 미래의 어느 때, 고립된 달 기지에 사는 모녀에게 일어나는 일이라는, 일견 예측가능해 보이는 이야기를, 작가는 독특하고 신선하게 바꾸는 데 성공했다. 마지막 반전이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었고, 이 점은 SF의 중요한 미덕 중 하나이기도 하다. 아쉬운 점은, 군데군데 드러난 사회와 역사, 젠더에 대한 덜 성숙한 시각이었다. 굉장히 솜씨 있게 작품을 전개했기 때문에, 후일 이런 점을 보강한다면 정말로 훨씬 더 좋은 소설을 쓰게 되지 않을까?

<확률적 유령의 유언>은 유쾌하고 흥미진진한 작품이었다. 미스터리 SF라고 분류할 수 있을 이 소설에서는, 유산의 재분배를 위해 이미 죽은 아버지가 확률적 유령으로 되살아난다. 살해당한 부자 아버지의 유산을 둘러싼 싸움, 이라는 무척이나 전통적인 미스터리의 소재를 SF장르에 잘 버무리면서, 동시에 작가는, 두뇌를 컴퓨터에 업로드함으로써 영생을 얻을 수 있다는 트랜스휴머니즘의 어떤 부분을 재치있게 비튼다. 이 작품 역시 전반적으로 높은 성취를 보였지만, SF적인 면보다 미스터리적인 면의 비중이 훨씬 크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렸다. 그러나 장르간 벽이 허물어지고 SF의 외연 또한 점점 넓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시도는 분명히 의미있고 칭찬받을 만하다.

<감정의 땅>, 고른 완성도를 지닌 소설이었다. 대부분의 응모작들에서 AI는 여전히 인간과 얼마나 비슷한가?’, ‘감정을 가질 수 있는가?’와 같은 오래된 고찰의 탐구 대상에 머물지만, 이 작품에선 AI 캐릭터가 개성을 지닌 채 능청스럽게 녹아들었고, 뻔한 등장인물로 그려지지 않아 신선했다. 내부 자기장의 변화로 행성 각 구역이 거주자들에게 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는 발상 역시 새로웠다. 세밀하고 생동감있게 묘사된 낯선 행성과 그곳의 거주자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확고한 SF적 세계를 만들며, 자연스럽게 주제 의식을 이끌어냈다. 다소 감상적으로 끝나는 결말이 아쉽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소위 말하는 육각형에 가장 근접한 소설이라는 데 모두 동의했다.

<대각선 논법>,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은 작품이다. 블랙홀에서 벌어지는 우주일식이라는 사건 앞에 선 인간 군상을 통해 신과 우주, 존재의 의미까지 파고드는 이 소설은, 사실 어딘가 모르게 거칠면서도 듬성듬성하다는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문제들이 일종의 시적 함축미로 보일 만큼 그 발상과 거침없는 전개가 눈에 띄었고, 최근 보기 힘든 큰 스케일과 세계관을 가진 멋진 소설이라는 데에 심사위원 전체가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오직 이공계 전공자에게서만 나올 수 있을 법한 깊이 있으면서도 과학적으로 정제된 SF적 상상력은 그야말로 발군이었다. 이 작품을 당선작으로 선정하는 일에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이에 더하여, 가작으로는 전체적으로 고른 작품성을 보여준 <감정의 땅>과 독특하고 유쾌하여 읽는 재미를 주었던 <확률적 유령의 유언>을 선정하기로 합의했다.

끝으로, ‘5회 포스텍 SF어워드에 응모했던 모든 분들에게 진심이 담긴 감사와 격려의 인사를 건네며 글을 맺고자 한다. 부디 앞으로도 계속해서 자신의 분야를 넘어서는 더 큰 상상력으로 세상을 마주하길 바라며, 여러분의 글쓰기를 언제나 응원하고 싶다.






이산화 심사위원



이공계 대학교와 대학원을 졸업한 뒤 SF 작가가 되어 거의 7년 가까이 활동 중인 입장에서, 나와 비슷한 길을 걷고자 하는 신인 작가들의 작품을 읽어보는 일은 심사라는 책무에 앞서 무엇보다 감회가 남다른 경험이었다. 물론 SF는 과학 지식만으로 완성되는 장르가 아니고 이공계 전공자가 SF를 특히 더 잘 쓰리란 법은 어디에도 없다. 하지만 학교와 연구실 생활에 일찌감치 익숙해져 스스로의 진로를 제한하기 쉬운 이공계 학생들에게, 정해진 진로를 과감히 벗어나면서도 여전히 전공을 한껏 살릴 수 있는 SF라는 장르가 적잖이 매력적인 선택지인 것만은 분명하다. 올해의 응모작 수가 거의 100편에 육박했다는 사실은 한국의 이공계 학생들이 SF의 이러한 매력을 잘 알고서 도전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매우 고무적인 지표다. 한국 과학기술계와 한국 SF 사이의 긍정적인 상호작용이 앞으로도 더욱 굳건하게, 또 더욱 긴밀하게 계속되기를 바란다.

올해 심사한 작품들을 전반적으로 보자면, 무엇보다도 AI라는 소재가 자주 등장한 점이 눈에 띄었다. AI는 최근 과학기술계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이니만큼 많은 작품이 이를 소재로 삼았다는 사실은 매우 자연스럽다. 그러나 컴퓨터의 감정이나 로봇의 ()인간성을 논하는 작품은 이미 SF 역사에 숱하게 존재하는 만큼, 이제 와서 같은 소재로 신선한 감동을 주기란 결코 쉽지 않다. ‘감정을 깨우친 로봇혹은 ‘AI가 관리하는 세상따위의 흔한 상상에 머무르는 대신 내 소설의 로봇에게는 어떤 고유한 개성이 있는가’ ‘내 소설의 AI는 세계에 어떤 특이한 영향을 끼쳤을까등을 더욱 깊이 생각해본다면 한층 재미있고 새로운 SF를 쓸 수 있을 것이다. 억압적인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를 쓸 때도 마찬가지다. 디스토피아 소설에서는 디스토피아 또한 하나의 캐릭터다. 1984, 멋진 신세계, 시녀 이야기같은 고전을 답습하기보다는 내 소설의 디스토피아를 고전 속 디스토피아와 어떻게 차별화할지, 내가 상상한 세계 안에서는 어떤 개성적인 사건이 일어날지를 보다 충분히 고민할 필요가 있다.

SF는 참신함과 개성에 큰 가치를 두는 장르다. 100여 편의 응모작 중 대각선 논법을 당선작으로 결정한 것은 그 때문이다. 대각선 논법은 다듬어지지 않은 채로 화려하게 반짝이는 원석 같은 글로, 현학적으로 몰아치는 낯설고 거친 스타일과 어마어마한 규모로 팽창해 독자를 압도하는 심상이 최대의 매력이다. 글 자체의 짜임새 측면을 놓고 심사위원들 사이에서 다소 이야기가 오가기는 하였으나, 결국 SF 문학상에서는 SF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의 손을 들어주어야 한다는 데에 의견이 모였다. 대각선 논법의 재미는 틀림없이 SF라는 장르 고유의 재미다. SF를 쓰고 읽는 재미의 지평을 한층 넓혀 줄 이러한 작품을 더 많이 보고 싶다.

가작으로 뽑힌 감정의 땅확률적 유령의 유언역시 저마다 뚜렷한 장점이 있는 글이다. 감정의 땅은 현실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의 모습과 작동원리를 제시함으로써 흥미를 이끌어내는 모범적인 SF, 인간을 닮은 AI나 계급제 디스토피아 사회처럼 얼핏 흔해 보이는 소재를 활용하면서도 뻔한 클리셰에 의존하는 대신 공을 들여 개성을 부여한 점을 특히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한편 확률적 유령의 유언은 본심에 오른 작품 가운데서 순수하게 글솜씨만 놓고 평가하면 가장 빼어난 단편이었다. 일종의 AI 기술이 주요 소재로 등장하기는 하나 그 목적과 특징을 뚜렷하게 설정해, 유산 분배라는 고풍스러운 미스터리 설정의 도구로서 매끄럽게 활용한 점이 인상적이다.

이렇게 당선작 및 가작으로 뽑힌 세 작품과는 별개로 이번 본심 진출작 중에는 그냥 지나치기 아쉬운 단편도 적잖았기 때문에, 심사위원진의 논의를 통해 일부 작품을 별도의 추천작으로 선발하였다. 세 심사위원의 공통 추천작으로는 긴장감을 조성하고 이끄는 솜씨가 훌륭한 SF 스릴러 마마, 우리 엄마에게, 잔잔한 분위기와 고유한 스타일이 강점인 영원의 류를 위한 발라드, 로봇의 인간성을 다룬 작품 중 가장 완성도가 높았던 줄리엣 찾기가 뽑혔다. 한편 내 추천작은 No lemon, no melon이다. SF적 아이디어가 아주 참신하지는 않으나 결말부의 반전을 위해 제목에서부터 대사 하나하나에까지 복선을 꼼꼼하게 배치함으로써 읽는 재미를 고집스레 추구한 점은 분명한 고평가 요소다.

이번 포스텍 SF 공모전에서 수상한 모든 신인 작가에게 열렬한 축하를, SF 창작에 도전하는 모든 이공계 학생들에게 진심 어린 응원을 보낸다. 과학기술에 대한 오랜 흥미와 애착, 머릿속에 굴러다니는 아이디어를 한 편의 소설로 빚어내기 위한 고뇌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여러분이 차차 세상에 선보일 더욱 새롭고 놀라운 SF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대하고 있겠다. 그런 내 기대조차 훌쩍 넘어설 작품을 언젠가는 반드시 보여 주었으면 한다.





이지용 심사위원


포스텍 SF 어워드는 이공계열 전공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면서 SF(Science Fiction)라는 장르소설의 공모전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러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심사 과정에서 여타의 신인문학공모전과는 구별되는 몇 가지의 특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작품의 의미를 부여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첫 번째는 이공계열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전공계열의 특성에 부합하는 개성을 견지하였는가이다. 여기에는 소설에서 다루고 있는 기술에 대한 명확한 인식도 있지만, 기술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개성적인 세계관이나 이야기 전개, SF 장르의 특징으로 이야기되는 노붐(novum)이 어떻게 구현되었는가가 중요한 요소로 부각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술적인 측면을 구현하는 것에 대해서만 의미를 두는 것은 아니다. SF는 단순히 기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로 인해서 만들어지는 변화의 양상들을 사고실험(thought experiment)하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특히 장르소설은 코드(code)와 관습(convention)의 구현을 통해 의미가 발생하기 때문에 SF 장르소설로서 가지고 있어야 할 요소들이 효과적으로 구현되어 있는가를 고려하였다. 이와 같이 현대 기술적 문제들에 대한 이해와 개성적인 시각을 가지고 SF 소설적인 접근을 통해 상상력의 세계를 만들어 낸 작품들에게 의미를 부여했다.

공모전에서는 흔히 유행하는 주제 및 소재들이 존재하고 기술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SF 공모전에서도 그러한 특징이 부각되기 마련이다. 최근 몇 년 간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이번 공모에서도 역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들이 많았다. 인공지능은 SF 장르 내에서는 이미 익숙한 주제이다. 그러기 때문에 기존에 SF에서 이야기해왔던 인공지능 담론을 토대로 2025년도의 인공지능을 다루는 이야기는 어떠한 구체성과 차별성이 만들어졌는지를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에 대한 동시대적인 이해와 함께 장르 내에서의 이야기 방법에 대한 동시대적인 정보 역시 있어야 한다. 하지만 공모된 작품 중 인공지능을 다룬 작품들의 상당수가 기술에 대한 단편적인 적용이라든지, 감정을 가지는 인공지능과 인간과의 대립과 같은 기존 SF에서 이야기 되었던 내용들을 답습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수상을 한 작품들의 경우 이러한 도식화를 벗어나서 작가의 개성적인 기술에 대한 인식이 명확하고, 그것을 소설적으로 풀어내는 능숙함과 가능성들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우선 대상을 수상한 대각선 논법의 경우엔 포스텍 SF라는 공모전의 특성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라는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모였다. 특히 소설에서 제시한 세계 안에서 과학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문제들을 해석하고 소설적으로 담담하게 풀어내는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소설적이거나 SF 장르적으로 풀어내는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문제를 인식하고 그것을 해석하고 풀어내는 방식의 개성에서 앞으로의 작가적 역량과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작을 수상한 감정의 땅의 경우 개성적인 세계관을 설정하고 그 세계에서의 개념들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등의 다양한 시도들을 한 것이 특징적이었다. 특히 인공지능과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공간의 개념을 활용하여 기존과 다른 형태로 이야기를 구성한 것이 돋보였다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세계를 구성하고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힘이 있어서 읽는 내내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확률적 유언의 유령은 전형적인 유산상속극의 플롯에 인공지능과 미래 기술을 적절히 섞어서 재치있게 풀어낸 작품이었다. 특히 상투적일 수 있는 이야기에 기술적인 장치들이 적절하게 배치되고, 그것을 미스테리하게 엮어나가는 힘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고 할 수 있다.

비록 수상작에는 들지 못했지만 동시대적 이슈라고 할 수 있는 인구문제에 대한 사고실험을 진행한 마마, 우리 엄마에게나 미스테리한 시각을 설정해 잘 이끌고 간 그 새하얀 쥐는 어디로 갔는가와 같은 작품들 역시 이야기를 구성하고 이끌어나가는 힘이 있는 인상적인 작품들이었다. 파각(破殼) : 알을 깨고 나오다와 같은 경우에도 SF 장르에 걸맞는 세계관의 설정과 이야기 전개를 통해 작가적 역량을 보여준 좋은 작품이었다고 할 수 있다. 공모전이라는 특성 때문에 나름의 기준을 세우고, 그에 부합하는 작품들에게 의미를 한정할 수 밖에 없었음은 언제나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번에 수상하지 못한 작품들일지라도 소설로서의 가치들이나 서술의 능숙함이 빼어난 작품이 예년보다 더 많아진 것은 고무적이면서도 그만큼 아쉬운 점이었다. 공모전에 응모해 주셔서 좋은 작품을 경험할 기회를 주신 것을 감사드리고, 이후로도 작가 개별적으로 가지고 있는 전문성과 그것을 세상에 전달하는 방법으로 소설쓰기를 포기하지 않고 이어나가 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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